읽은기록 27

좋은 글은 글 주인의 삶과 닮았다, "대통령의 글쓰기"(강원국, 2017년)

1. 글쓰기 전에 세 번 생각하고, 쓸 것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을 때에는 차라리 다른 일을 하며 생각이 숙성되기를 기다릴 것, 연애처럼 쌈박한 끝맺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잘쓴 글보다 나만의 글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 이는 비단 글쓰기 뿐만 아니라 잘 살기 위해서도 필요한 덕목들이지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과정은 좋은 삶을 살아가는 과정과 비슷한가 봅니다. 먼저, 무엇을 하려고 할 때 세 번 생각한다는 것이다. 첫째, 이 일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생각한다. 둘째, 나쁜 점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셋째,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한다. 다음으로, 상대가 있는 경우다. 그때에도 세 번 정도 생각을 했다. 첫 번째는 이 사안에 대한 내 생각은 무엇인가? 두 번째,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읽은기록 2021.12.02

직장생활 성공방정식, "부의 추월차선 - 직장인편" (고도 토키오, 2016년)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을 대단히 인상깊게 읽은 저로서는 "직장인편"이라는 제목을 보고 아, 이것은 직장생활이라는 서행차선에서 추월차선으로의 선로변경을 준비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일 것이라고 기대했었습니다. 엠제이 드마코의 책이 강력한 충격요법을 바탕으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알려주긴 하지만, 그 경험치의 디테일이 약간 떨어지고 뜬구름 잡는 느낌(나쁘게 말하면...사기치는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이 책이 그런 헐거운 부분을 보완해주는 경험담 각론서가 아닐까 했는데, 왠걸, 직장인으로서 빨리 승진하고 인정받기 위한 잠언집 같은 것이었어요. 엠제이 드마코 가라사대, 암만 고속승진하는 직장인이어봐야 서행차선에서 제일 빨리 달리는 정도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는데... 베스트셀러에 숟가락 붙이..

읽은기록 2021.11.28

책 읽을 생각에 들떠본 적 있다면, "닥치는대로 끌리는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2017.6월)

조카들의 성화에 끌려간 캠핑장에서 짬을 내어 읽은 [닥끌오재-닥치는대로, 끌리는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입니다. 작가님으로부터 영광스러운 친필 싸인을 받은 지 이년 만에야 읽게 된 데에 싸인에 사용된 네임펜에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이 책을 읽고 닥끌오재 독서법에 관해 제가 이해한 두 가지의 맥락은 "무용(no use)의 독서"와 "넓은 독서"입니다. "무용의 독서", 즉 그 어느 것에도 소용됨이 없이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되는 독서에 대해 저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주장의 이유에 대해서 들어보면 대개는 다독으로 학습능력과 정보해석능력, 표현력의 향상같은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들 하지요. 실제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학생들은 다독가인 경우..

읽은기록 2021.11.24

재테크 책인 줄 알고 읽었다가 한 방 맞은 기분, "부의 추월차선(엠제이 드마코, 2009.3월)

재테크에 전혀 관심없이 살아왔었습니다만, 자꾸만 주위 사람 모두가 부자가 되는 듯한 시대 분위기에 상대적인 불안감이 들더군요. 뒤늦게나마 부의 감각을 일깨워보고자 각종 재테크 관련 책읽기에 열을 올리고 있던 차에, 재테크 책인 줄 알고 읽었다가 한 방 맞은 듯 정신적 충격을 받은 책 "부의 추월차선"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재테크 책이 아닌 어떤 방법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가치관을 재조정하는 책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요약컨대 "현대판 노예생활인 직장생활을 때려치우고 자기만의 사업시스템을 만들어서 돈나무를 심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거든요. 사실 2009년에 출판된 책으로 12년이나 된 상당히 연식이 있는 책인데, 아마 12년 전에 읽었더라면 이 내용의 절반에도 수긍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기억하는 바로..

읽은기록 2021.11.21

리더는 결정력이 전부다,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알프레드 렌싱, 2000.3월,♥♥♥)

틈만 나면 야근 후 부원들과 번개 치맥을 즐기시던 우리 부장님. 부장님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테이블에 모여앉아 있는 직원들을 향해 부장님이 한 때 버닝하던 단어는 "샤클턴!"이었습니다. "리더의 정신이라면 이래야지" 하시면서 "샤클턴, 샤클턴." 하시던 것이 기억에 남아 나도 언젠가 관리자로 승진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찾아읽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던 책입니다. 한동안 정신을 쏙 빼 놓게 만들었던 방통대 기말고사 일정도 끝난 터라, 주말 하루 두문불출하고 한나절만에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탐험대장 섀클턴과 대원 27명, 그리고 69마리의 썰매개는 1912년에 진수된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1914년 8월 5일 남극 탐험을 떠납니다. 출발 후 두달 만인 10월 9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고, 11월 5일 사우..

읽은기록 2021.11.18

어쩌면 끝나지 않을 싸움, "디플레전쟁"(홍춘욱, 2020.4월,♥♥♥)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주식, 코인 등 각종 자산의 가치가 급상승하였습니다. 상승장을 잘 잡은 사람들은 몇 년 사이 부자가 되었고 유튜브에는 수십억 자산가들의 꿀팁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그러다보니 우리가 원래부터 그랬던 것 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래부터 십억 자산가였고, 외제차를 끌고 다녔으며, 주식부자였던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불과 3~4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2015~16년의 기사를 찾아보면 실업률 역대최고치, 가동률 감소, 해운산업 구조조정, 이런 것이 우리 경제의 키워드였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들은 대개는 불황, 즉 "디플레이션"과 관련이 많은 단어들입니다. 지금껏 살면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많이 회자되는 경우를 본 적이..

읽은기록 2021.11.10

영혼없는 보고서에 영혼을 담는 법, "한 장 보고서의 정석"(2018.7월, ♥♥♥)

나의 보고서 인생 18년을 돌아보며, 찔렸습니다. 중간보고를 하지 않은 채 무슨 비밀명기 제작자 마냥 혼자 보고서를 끌어안고 "한 방을 보여주겠어"라는 욕심으로 메주로 된장을 쑤던 지난 날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나의 상사들이 종종 저에게 했던 공통된 이야기 중 하나는 "지금까지 된 거라도 일단 가져와 봐"라는 것이었어요. 그 말을 들으면 저는 또, 내 나름대로 잡아가는 틀과 줄기가 있는데 중간에 훅하고 참견이 들어오네 하며 속이 부글부글 시끄러워지곤 했지요. 그 마음으로 저는 항상 "이만저만해서 좀 더 손을 보면 되니 조금 기다려 주세요" 하고 맞받아치고는 했었습니다. 저자 말대로, 한 방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지요. 이야~ 역시 썸머차장이야. 달라, 하는 경탄의 리액션 을 기대하..

읽은기록 2021.11.07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레몬심리, 2019년)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닐 무렵의 제 아버지는 언제 버럭 화를 내고 혼을 낼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분이었습니다. 주말 오후의 아빠는 참으로 웃기고 재미있었습니다. 산으로, 놀이터로, 공원으로 우리를 데리고 다니며 짖궂은 장난과 재미있는 농담, 기발한 놀이를 아끼지 않으셨어요. 그러다가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대부분의 날들의 아빠는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늘 신경질을 부리셨습니다. 어느 날은 TV소리가 너무 커서, 어느 날은 읽은 책들을 제자리에 갖다놓지 않고 바닥에 늘어놓아서, 어느 날은 방바닥에 색종이를 너무 많이 어질러 놓아서, 등등 아빠가 화를 내는 이유는 다양하고도 예측 불가했습니다. 그래서 아빠의 퇴근하는 발소리가 아파트 복도에 들리면 그 즉시 방으로 들어와서 문을 닫고 마음을 콩닥거..

읽은기록 2021.11.03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해야 할 일, "마법의 연금 굴리기"(김성일, 2019년 4월)

회사에 재테크를 아주 잘하기로 소문난 선배가 한 명 있었습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인데, 그 선배가 말하기를 입사하자마자 월급 중 100만원을 무조건 전부 연금저축에 부어서 이미 의무납입이 다 끝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에는 그 선배의 무용담같은 재테크 이야기에 "모 아니면 도"라며 다같이 깔깔 웃었더랬습니다만, 그 똑똑한 선배는 다 계획이 있었습니다. 진작부터 마법의 연금 굴리기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부동산 폭등기와 비트코인의 시대 속에서 순식간에 십 억, 이십 억 자산가들이 속출하고 있어요. 회사원이든 전문직이든 자영업자든 모두가 천장에 달린 돼지저금통을 향해 뛰어가고 있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왜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일까요? 돈을 모으고 싶은 이유는 결국 자유롭게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

읽은기록 2021.10.31

금융농부의 금융농심,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존리, 2020.1월, ♥♥)

최근에 본 유튜브 클립 중 인상적이었던 클립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체인지 그라운드" 채널에 올라온 홍춘욱 선생님의 "가난과 갑질로부터 벗어나려면 절대 필요한 1가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입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 "내가 약하면 남이 나를 다치게 한다"는 홍춘욱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뜻인 즉은, 홍춘욱 선생님의 가난했던 꼬꼬마 사회초년생 시절, 전세금을 빼고 신용대출까지 받아서 쏟아부은 주식투자에서 폭망한 후 '나는 이것밖에 안돼, 내가 이렇지 뭐' 하며 쭈글이로 살았던 그 때, 소시오패스였던 직장 상사마저 홍춘욱 선생님의 쭈글한 마음상태를 무섭게 알아보고는 동네 북처럼 마구 괴롭혔다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 만만하게 보였다는 것입니다. 저의 마음 속 경제선생으로 삼고 있는 분에게도 한 때 그런 추운..

읽은기록 202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