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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해야 할 일, "마법의 연금 굴리기"(김성일, 2019년 4월)

썸머에디션 2021. 10. 31. 01:33

회사에 재테크를 아주 잘하기로 소문난 선배가 한 명 있었습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인데, 그 선배가 말하기를 입사하자마자 월급 중 100만원을 무조건 전부 연금저축에 부어서 이미 의무납입이 다 끝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에는 그 선배의 무용담같은 재테크 이야기에 "모 아니면 도"라며 다같이 깔깔 웃었더랬습니다만, 그 똑똑한 선배는 다 계획이 있었습니다. 진작부터 마법의 연금 굴리기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부동산 폭등기와 비트코인의 시대 속에서 순식간에 십 억, 이십 억 자산가들이 속출하고 있어요. 회사원이든 전문직이든 자영업자든 모두가 천장에 달린 돼지저금통을 향해 뛰어가고 있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왜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일까요? 돈을 모으고 싶은 이유는 결국 자유롭게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 동영상의 연금 박사님이 말씀하신, "재산은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연금은 나를 지켜주는 것"이라는 말은 참으로 명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힘이 없고 약해질 그 언젠가에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고 나를 지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을 통해 세 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YOLO가 아닌 YOLA


빨리(Young) 투자를 시작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지하며(Ongoing) 균형적인 자산배분을 바탕으로(Allocation) 장기적으로 투자(Long-term)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원리는 수많은 투자전문가들이 귀가 닳도록 하는 이야기입니다. 똑같은 조건하에 30세 직장인이 30년간 1억 2천만원을 납입하면 60세 연금잔고가 4억 5천만원인 반면, 50세에 시작해서 10년간 4천만원을 납입하면 60세에 연금잔고가 5천 7백만원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아! 아무것에도 투자하지 않고 흘려보낸 젊은 날의 시간들이 가장 아까워요.

  둘째, 연금의 3중장치 =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3중 보장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합니다. 저는 다행히 울며 겨자먹기로 지금껏 회사에 붙어있는 덕분에 꼬박꼬박 국민연금이 납부되어 3중 장치의 밑단이 다져지고 있으니 이 제도야말로 참으로 고마운 행동장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물론, 앞으로도 계속 회사에 붙어서 연금액을 불입한다는 숨막히는 가정이 전제되어야 하겠지만요 ㅜㅜ). 각자 근무하고 있는 사업장의 여건과 퇴직금 중간정산을 이미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그 사정이 다르겠지만, 어쨋든 퇴직연금 역시 회사에 붙어있는 덕분에 또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을 것입니다. 국민연금 수령예상금액과 퇴직연금 수령예상금액을 개략 계산하여 보면 대략 월 얼마를 수령할 수 있는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내가 노후에 희망하는 월 생활금을 비교하여 보면, 추가적으로 개인연금으로 얼마를 확보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 중요하게 언급하는 부분 중 하나가 연금의 3중 장치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세제혜택인데, 세금혜택 부분을 연금에 다시 재투자 하는 것이 중요한 트리거에요. 매년 연금납입액 덕분에 연말정산 때 돌려받은 돈을 입고 먹는데 다 탕진하였던 저의 젊었던 날들이 또 다시 떠오르네요.



  셋째, 스노우볼을 굴리는 마법, 자산배분  


마지막으로 마법의 스노우볼을 굴리는 핵심비결은 바로 자산배분입니다. 이 책의 진가는 자산배분의 원리에 대해 너무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는 데 있습니다. 거의 모든 재테크 책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아라", "재산의 1/3은 토지에, 1/3은 사업에, 1/3은 예비로 두어라"는 격언들은 이제 우리에게 결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산배분을 통해 수익률의 부침을 완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대개의 보통사람들은 들쭉날쭉한 수익률 앞에서 멘붕 내지는 흥분을 경험하여 투자의사 결정을 그르칠 수 있는 반면, 부드러운 곡선에서는 오히려 YOLA의 원칙을 흔들림없이 지킬 수 있다고 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자산에 나눠서 투자해야 할지, 어느 시점에 무엇을 사야하고 어느 타이밍에 팔아야 할지 아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 책의 저자는 IT 전문가 출신의 금융공학 전공자답게 백데이터를 근거로 자산배분의 기준과 자산별 대표 종목, 그리고 그 비중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1. 자신의 투자성향을 정한다.(공격형 vs. 중립형 vs. 안정형)

2. 투자성향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정한다. 대개는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을 위험자산으로 하고 나머지는 안전자산으로 하라는 통념도 있지만, 결국 비중은 자신의 상황과 성향에 맞게 결정하는 것!

3.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칸막이 내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즉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산)의 비중을 정하고 그 비중에 따라 해당 성격의 대표종목을 매수한다. 자산은 대표적으로 6가지로 구성한다 : 해외주식, 국내주식, 해외채권, 국내채권, 대체투자(금), 현금성자산

4. 정기적으로 그 비중이 준수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비중이 어긋나있다면 비중이 증가한 자산을 팔아서 비중이 감소한 자산을 매입하여 비중을 맞춘다. 얼마나 자주? 그것도 본인이 결정하기 나름!  



저의 연금굴리기 실적을 점검해 본 결과 이미 7년을 불입하여 의무납입기간이 끝난 연금저축의 운용실적이 불입금 대비 123%의 성과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약관을 자세히 보니 공시이율 기준으로 적립하되 최저보증이율이 최초 10년간 3%, 그 후 2%라고 되어있네요. 연말정산 때 조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소득공제 한도액 만큼 저스트하게 맞춰서 별다른 관심없이 운용했습니다. 어쨋든 국가에서 행동장치를 만들어 준 덕을 보았으나 낮은 수익률을 생각하면 펀드로 적립액을 옮겨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이제 갓 2년 되어가는 연금펀드의 수익률은 단 2년만에 23%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습니다. 자산배분이나 종목선택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나 안목없이 S&P 500 관련 ETF에 월 10만원씩 투자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테슬라며 아마존이며 단일 종목을 사기에는 공부하기가 귀찮았고 등락의 부침을 감당할 자신도 없었거든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진작에 연금펀드를 시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 반, 한편으로는 ETF 한 개 종목에 올인해 놓고 춤추는 대수사선 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는 등락 속에서 또 어떤 잘못된 결정을 할 뻔 했나 안도하는 마음 반입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고, 지금부터 연금저축펀드를 불입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계산을 해 보았습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부터 기대되는 월 연금 외에 제가 추가적으로 소망하는 금액은 약 월 150만원 정도 되는데, 안정형(연 수익 5% 가정)과 공격형(연 수익 8%) 자산배분 두 가지 케이스를 각각 가정하고 물가상승률(2% 가정)을 감안하여 계산해 보았어요. 결론적으로 향후 5년간은 불입한도 금액(1,800만원)까지 연금펀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40대 후반으로 접어들게 될 그 이후부터 15년간 세액한도 금액 내(700만원)에서 안정형으로 투자를 진행하면 매월 130만원을 수령가능한 것으로 추산되었습니다.

(참고) 윌리엄 벤젠이라는 재무관리사가 연구한 4%의 룰 이 있다고 합니다. 만약 은퇴 시 10억이 있다면 원금의 4%인 4,000만원 정도(월 333만원 수준)를 원금을 지키면서 쓸 수 있다고 하네요. 5억원이 있다면 원금의 4%인 2,000만원(월 약 166만원)을 쓸 수 있는 것이구요. 대략 얼마 정도를 목표로 삼아 투자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bookfriday.tistory.com/19?category=978623  [500권의 썸머]

계산을 위해 만든 엑셀시트입니다. 노랑색 셀에 원하는 불입금액, 투자유형, 수익률 등을 입력하면 불입 종료 이후 매월 얼마를 수령할 수 있을지 추산해 볼 수 있습니다. 펀드운용 수수료라든가 소득공제에 따른 절감세액 재투자 등은 반영하지 않고 심플하게 만들었음을 참고하세요.

향후 연금투자 시나리오.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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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곳곳에 담겨있는 데이터들과 계량적 검증 숫자들을 보면서, 이 책이야 말로 개인의 소중한 지식자산을 나눔으로 써 모두가 혜택을 누리게 하는 선한 지식공유의 전형적인 케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산시장의 변화상을 반영하여 이 책의 업데이트 버전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곁에 두고 도움을 받고 싶은 책이었어요.